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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글쓴이 김장기 박사
특별한 관계

사랑하고 싶으십니까? 생각만큼 간단하지를 않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어디 사랑하는 일이 마음 먹은 대로 잘 되던가요? 절대 그렇지를 않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은 미묘하고 복잡합니다. 운명처럼 엮인 두 사람이 처음부터 걸어가야만 할 현실입니다.

등록일 2024-11-03 17: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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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관계

 

 

 

사랑하고 싶으십니까? 생각만큼 간단하지를 않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어디 사랑하는 일이 마음 먹은 대로 잘 되던가요? 절대 그렇지를 않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은 미묘하고 복잡합니다. 운명처럼 엮인 두 사람이 처음부터 걸어가야만 할 현실입니다.

 

사랑은 특별한 인간관계이고 감정 상태입니다.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불러낼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현실에서 파악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사랑은 합리적으로 계산하거나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한때 바람처럼 지나가는 일시적인 게 아닙니다. 사랑할 때는 즐거움도 슬픔도 함께 공유하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감정적인 시간을 불태웁니다. 밤새 잠을 못 자고 티끌같이 굴러들어온 그녀가 갑자기 엄청난 부피로 늘어나는 게 사랑의 감정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랑의 무게감에 짓눌려 있어도 행복감은 세상을 다 가진 듯했습니다. 삶 전체를 휘감고 돌아가는 버거운 행복감, 사랑의 절정이고 묘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하는 겁니다.

 

대중적인 인기 드라마였던 <도깨비>에서 주인공 공유의 감정 고백이었습니다. 불멸의 삶을 살고 있던 도깨비 김신, 그는 캐나다 퀘벡의 한적한 공원에서 지은탁이 선물한 시집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 시집은 <사랑의 물리학>이라는 김인육 시인의 시詩였는데, 홀로 사랑의 무게감을 고백하던 전문이었습니다. 첫사랑이 갖는 엄청난 감정적인 무게감을 다루었습니다.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출처: 김인육, <사랑의 물리학>, 문학세계사, 2016-

 

나는 사랑의 질량감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현한 시詩를 읽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시詩의 전문에서 느껴지던 사랑의 무게감은 작은 씨앗에 불과했는데, 제비꽃 같았던 조그만 계집애가 지구보다도 훨씬 더 크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하늘거리던 계집애가 안겨주는 사랑의 질량감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부풀어 오르는 게 사랑입니다.

 

부끄럽게도 심장은 쿵쾅거리고

마음은

한없이 계집애를 향해 굴러떨어졌다.

 

불멸의 도깨비에게도 일생에서 한두 번밖에 경험할 수 없던 아찔했던 순간, 누군가를 향한 몰입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랑할 때의 심장은 그녀를 볼 때마다 콩닥거리던 전자운동이 일어났으며, 눈에는 불꽃이 튀고 정신 줄을 놓아버릴 지경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활화산처럼 터져버릴 것만 같은 심장, 일찍이 전신에서 묘한 흥분을 불러내고 뜨겁게 달아오르던 일을 경험한 적이 없었습니다. 첫사랑의 감정 상태입니다.

 

사랑하니까, 둘 사이에서 마음을 빼앗긴 특별한 전자운동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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