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지막 유품
어머니의 유품 중에 제가 갖고 있는 보물은 <큰글자 성경>입니다. 어머니의 손 떼가 묻어 있고 너덜너덜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분의 유품 중에서 가장 먼저 챙겨놓은 것이 성경책이었습니다. 등록일 2024-11-03 17:11:56 어머니의 마지막 유품
어머니의 유품 중에 제가 갖고 있는 보물은 <큰글자 성경>입니다. 어머니의 손 떼가 묻어 있고 너덜너덜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분의 유품 중에서 가장 먼저 챙겨놓은 것이 성경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끼셨던 것이 성경책이었고 매일 돋보기를 쓰고 성경을 읽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가끔 고향집을 갔을 때, 어머니가 성경책을 읽는 모습을 보며 장난치듯이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때마다 마치 재미있다는 듯이, 성경 속의 인물 이야기를 수수께기하듯이 꺼내 놓았습니다. 아브라함과 모세, 야곱,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엄마! 아브라함이 몇 살에 죽었게요?” “.....,”
이렇게 장난치는 아들이 얄미웠는지, 한 번 흘깃 쳐다보고는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라며, 이삭을 번제로 드리던 때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엄마에게 “이삭을 번제로 드리기 위해 광야를 며칠이나 걸어갔게요?”라며 장난치듯이 말하곤 했습니다. 그분이 그리울 때, 어머니의 성경책을 다시 열어 보았습니다.
성경책에는 “말씀과 동행하는 한 날 되게 하소서”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척박했던 가족이라는 사막 위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같이 우리 가계(家系)에서 복음의 씨앗이 되신 나의 어머니, 신앙의 계대를 이어가는 것은 사명이고 축복입니다. 어머니가 남겨주신 믿음의 유산을 잘 이어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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